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언어다. 언어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조직체다. 그런데 인간은 생후 5~6년이 지나면 그 언어를 거의 불편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생활할 수 있게 된다.
1) 인간의 언어능력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는 인간에게는 언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언어가 있기 때문에 인간은 문화를 창조할 수 있었고 오늘날과 같이 과학이 발달하여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과학의 발달은 지구를 '지구촌화'
하였으며 더 나아가 우주로의 공간 확대를 꾀하고 있다. 또한 바야흐로 컴퓨터의 발달로
인간은 시공을 초월한 정보의 획득이 가능한 세계에 살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언어 능력과 그에 따른 정보 및 지식의 유지 보관과 확산에 기인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언어능력은 다른 어느 동물에게서도 발견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의 능력이다. 동물
가운데에서 지능이 높다는 침팬지 등이 인간의 언어를 수화 등을 통하여 어느 정도
배운 사례는 있으나 침팬지의 언어는 그 범위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이
사용하는 무한한 창의적인 언어와는 그 질과 양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동물들에게서 인간 능력의 범위를 넘는 능력을 많이 발견한다.
예를 들면 새가 공중을 날아간다든가 표범의 뛰는 속도가 100m 세계기록 보유자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 빠르다든가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들도 위험이 닥치면
특유의 울음소리로 종족들에게 위험을 경고한다. 예를 들어 척후 꿀벌은 꿀이 있는
꽃을 발견한 후 벌집으로 돌아와 춤동작으로 일벌들에게 꽃이 있는 장소의 방향과
거리, 꽃의 양을 알리는 정보전달방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동물들의
정보전달은 위험, 먹이, 암수의 부름등과 같이 극히 제한된 정보교환을 위한 수단일 뿐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복잡한 의사소통체계는 아니다. 사람들은 수달이 집을 짓는 것,
또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이 나무토막이나 돌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그
지능에 감탄한다. 그러나 이들의 지능은 수백만 개의 부품으로 복잡하게 설계된
인공위성을 만들어 달에 쏘아 올리고, 화성을 탐사하는 인간의 지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인간 지능의 극치를 우리는 언어에서 찾을 수 있다. 수십만 개에 달하는
낱말들과 이들을 연결하여 무한한 문장을 만들고 이를 통하여 생각, 사상, 감정,
논리, 슬픔, 즐거움 등을 담은 창작문화와 과학을 이룩하며 이를 표현하고 전수하는
언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2) 말, 언어, 의사소통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이는 모든 인간이 개체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체와 개체 간의 유기적인 관계에 의해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개체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게 하는 가장 작은 단위를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생물체는 각기 고유한 의사소통체계를 가지고 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사회적인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다양하고도 효율적인 의사소통체계를 발달시켜
왔으며 이러한 체계는 사회의 발달과 변화에 맞춰 계속 진화과정을 밟고 있다.
음성언어인 말을 포함하여 보다 포괄적인 의미인 '언어'는 가장 대표적인 인간 고유의
의사소통 수단이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가장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말'이
의미 있는 '말'의 형태로 타인에게 지각되기 위해서는 매우 정교한 언어처리과정을
거쳐야 한다. 언어를 산출하는데 관여하는 시관은 혀, 입술, 비강, 성대, 호흡기관 등의
주변적 근육을 포함하여 물렁뼈, 뼈 등 그 수가 150개를 넘는다고 하였다. 이들을 주변적
기관이라고 칭하는 것은 언어가 이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하고자 하는
특정 내용이 있고 이 내용을 표현하는 낱말들이 있으며 낱말에는 뜻에 맞는 조사와
활용어미가 붙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이러한 낱말들이 문법적으로 잘 나열되어야 한다.
'나는 어제 학교에 갔다'는 말에서 '나는'을 '너는'으로 바꾸면 의도한 뜻이 아닌 다른 뜻이
되고 '나를'이라고 하면 문장이 망가지고 만다. '학교에'를 '학교는' 또는 '학교에서'로
바꾸면 역시 뜻이 달라지고, '학교가'라고 하면 문장이 되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갔다'를
'갈 것이다'로 바꾼다면 문법적으로는 틀리지 않지만 의미의 모순이 생긴다.
'어제'라는 과거에 '갈 것이다'라는 미래형 어미가 의미상 어우러지지 않으므로
잘못된 표현이 된다.
한편, 발음 측면에서 살펴보면 위에 예시한 문장은 모두 19개의 말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각각의 말소리들은 일부 반복되는 것도 있으나 각각 다른 조음기관들의 서로
다른 움직임과 위치에서 그리고 성대가 그에 맞게 진동하거나 혹은 진동하지 않으면서
발음된다. 그러면서도 이웃하고 있는 말소리들이 서로 겹치면서 부드러운 협응을 통하여
이어져간다.